플랫폼과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 대결: 전세라와 브리짓 에버렛이 보여준 ‘진심의 힘’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플랫폼의 경계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놀라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배우 전세라와 할리우드 대작 시리즈에서 목소리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브리짓 에버렛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각 모바일 화면과 스크린이라는 상이한 환경 속에서도 본질적인 연기의 힘을 증명해내고 있다.
숏폼 드라마의 새로운 흥행 보증수표, 전세라
배우 전세라가 주연을 맡은 숏폼 드라마 ‘폭풍 같은 결혼 생활(A Stormy Married Life)’이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4일 공개된 이 작품은 글로벌 숏폼 플랫폼 ‘드라마박스(Dramabox)’에서 단기간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하며 한국 지역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현재 가장 핫한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전세라가 확실한 입지를 다졌음을 의미한다.
극 중 전세라는 글로벌 10대 재벌가의 외동딸 서지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아버지의 과도한 애정과 통제 속에서 자신의 진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로, 계약 결혼을 통해 겪게 되는 갈등과 사랑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상대역인 선배 배우 이상엽과의 뛰어난 케미스트리는 극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품이 공개된 드라마박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플랫폼으로, 출시 20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억 4천만 건, 매출 6억 달러(한화 약 8,300억 원)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우 감독이 이끄는 스튜디오 호우가 제작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향후 숏맥스(Shortmax) 등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전세라의 이번 성과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목소리 하나로 스크린을 장악한 ‘신 스틸러’ 브리짓 에버렛
한국에서 숏폼 드라마가 강세라면, 할리우드에서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신작 ‘웨이크 업 데드 맨: 나이브스 아웃 미스터리(Wake Up Dead Man: A Knives Out Mystery)’에 출연한 브리짓 에버렛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녀는 단 한 통의 전화 통화 장면만으로도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영화는 제퍼슨 윅스 몬시뇰(조슈 브롤린 분)의 살인 사건을 브누아 블랑이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윅스와 대립각을 세웠던 긍정적인 젊은 사제 주드 신부(조쉬 오코너 분)는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이때 주드 신부가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전화를 건 곳이 바로 에버렛이 연기한 루이즈가 일하는 건설 회사다.
루이즈는 처음에는 끝없는 잡담으로 주드 신부의 속을 태우는 전형적인 고객 서비스 직원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주드가 신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녀는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조용히 물으며 극의 톤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지루한 일상의 대화가 순식간에 성스러운 구원의 순간으로 변모하는 명장면이다. 2022년 에미상 수상작 ‘썸바디 썸웨어’ 이후 첫 복귀작인 이번 영화에서 에버렛은 예상을 뛰어넘는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분리된 공간에서 빚어낸 치유와 공감의 메시지
에버렛과 오코너는 촬영 당시 서로 다른 방에서 연기했지만,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긴밀한 호흡을 보여주었다. 에버렛은 “다른 방 책상에 앉아 아주 조용히 말했는데, 마치 내 아파트에 혼자 앉아 그와 대화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오코너 역시 촬영 쉬는 시간에 에버렛과 정원 가꾸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았고, 이러한 편안함은 연기에 그대로 녹어들었다.
이 짧은 장면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라이언 존슨 감독은 이 장면이 주드 신부에게 사제로서의 본분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범인을 잡는 추리 게임에 매몰되어 있던 주드 신부가 루이즈와의 대화를 통해 죄인을 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섬기는 것이 사제의 진정한 역할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평단과 관객의 반응 또한 뜨겁다. 에버렛은 자신의 캐릭터 루이즈에 대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생존자이자, 또 다른 다정한 전화를 기다리는 평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사회의 많은 이들이 “이것이 나에게 어떤 이득이 되는가”에 몰두할 때, 대가 없는 위로와 기도를 건네는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처럼 전세라와 브리짓 에버렛은 각각 화려한 비주얼의 숏폼 드라마와 목소리만으로 출연한 스릴러 영화라는 상반된 장르 속에서, 진정성 있는 연기야말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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