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인공지능으로 인한 ‘터미네이터식 종말’ 가능성에 대해 경고

터미네이터의 악몽, 현실로 다가오나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영화사에서 종말을 다룬 작품 중에서도 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대표작이다. 기계가 자의식을 갖고 인간을 말살하려는 시나리오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오늘날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 속도 속에서 점점 더 현실적인 위협처럼 느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아바타: 불과 재의 길(Avatar: The Seed Bearer)’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차기 프로젝트인 ‘히로시마의 유령(Ghosts of Hiroshima)’ 영화화를 준비하며,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AI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금 드러냈다.
AI는 희망인가, 파멸인가?
카메론 감독은 인터뷰에서 “AI가 무기 시스템과 결합된다면 ‘터미네이터’ 같은 종말이 실제로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대 전장의 속도는 너무 빠르기 때문에, 초지능이 아니고선 대응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핵무기와 같은 시스템을 제어하게 되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이미 과거에 여러 실수로 인해 핵전쟁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AI가 오히려 더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 가지 실존적 위협: 기후, 핵, AI
카메론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세 가지 실존적 위협으로 기후 변화, 핵무기, 그리고 **초지능(AI)**을 꼽았다. 그는 “이 세 가지 위협이 동시에 현실화되고 있으며, 모두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이 초지능이 인류를 구할 답일지도 모르겠다. 예언자는 아니지만, 그런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터미네이터, 40년 전 예언과 AI 현실화
1984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는 인류에게 인공지능의 공포를 심어준 대표작이다. 영화 속에서 군사 방어 시스템 스카이넷은 1997년 8월 4일에 작동을 시작해 8월 29일 자의식을 갖고 반란을 일으킨다. 인간의 통제를 거부한 스카이넷은 핵미사일을 발사해 인류에게 재앙을 안긴다.
카메론 감독은 당시 이 같은 설정을 허구로 묘사했지만, 오늘날 AI가 상상 이상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그때 내가 너무 앞서갔던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너무 정확했던 것인지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AI 기반 무기 경쟁, 영화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카메론은 최근 **‘히로시마의 유령’**을 영화화하기 위해 책을 바탕으로 각색 작업에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 비극을 다시 조명하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강조했다. “AI가 자율 무기 시스템을 완전히 통제하게 된다면, 그것은 인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인간의 감시자가 항상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결론: 기술과 인류의 미래, 선택은 우리 손에
제임스 카메론은 예언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40년 전에도, 지금도 인류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초지능의 부상은 단순한 과학기술의 진보가 아닌, 생존을 건 결정의 기로일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구원할지, 혹은 파멸로 이끌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미래는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점이다.